68page

- 65 -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임무는 오직 자기 건설이 있을 뿐이지, 결코 남을 파괴하는 데 있 는 것이 아닙니다. 엄숙한 양심의 명령으로 자신의 새로운 운명을 개척하고자 하는 것뿐 이지, 결코 묵은 원한과 일시적 감정으로 남을 시샘하여 쫓아내고 물리치려는 것이 아닙 니다. 낡은 사상과 낡은 세력에 얽매여 있는 일본 제국주의 통치배들의 부귀공명의 희생이 되어 압제와 수탈에 빠진 이 비참한 상태를 바르게 고쳐서 억압과 착취가 없는 공정하고 인간다운 큰 근본이 되는 길로 돌아오게 하려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우리 민족의 요구에 서 나온 것이 아닌 우리나라의 침략·강점이었으므로, 그 결과는 마침내 위압으로 유지하 려는 일시적 방편과, 민족 차별의 불평등과, 거짓으로 꾸민 통계 숫자에 의하여 서로 이 해가 다른 두 민족 사이에 영원히 화해할 수 없는 원한의 구덩이를 더욱 깊게 만들고 있 는 오늘날의 실정을 보십시오! 용감하고 현명하게 그리고 과감하게 과거의 잘못을 뜯어 고치고, 참된 이해와 선린을 바탕으로 우호적인 새로운 관계를 만드는 것이 서로 간에 화를 쫓고 복을 불러들이는 지 름길인 줄을 밝히 알아야 할 것이 아니겠습니까! 또한 원한과 분노에 쌓인 이천만 민족 을 폭력으로 구속하는 것은 오직 동양의 영구한 평화를 보장하는 길이 아닐 뿐만 아니 라, 이로 인하여 동양의 안전과 위태함을 좌우하는 사억 중국인들은 일본에 대한 두려움 과 시기가 갈수록 두터워진 결과, 동양의 온 판국이 함께 넘어져 망하는 비참한 운명이 될 것이 분명하니, 오늘 우리 한국의 독립은 한국인으로 하여금 정당한 생존과 번영을 이루게 하는 동시에, 일본으로 하여금 그릇된 길에서 벗어나 동양의 선진 후원국으로서 의 중대한 책임을 온전히 이루게 하는 것이며, 중국으로 하여금 악몽처럼 괴로운 일본 침략의 공포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것이며, 또한 동양의 평화로 중요한 일부를 삼는 세계 평화와 인류행복에 필수적인 받침대가 되게 하는 것입니다. 이 어찌 사소한 감정상의 문 제이겠습니까! 아! 새로운 세상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습니다. 무력의 시대가 가고 도덕의 시대가 오 고 있습니다. 과거 한 세기 동안 갈고 닦으며 키우고 기른 인도주의 정신이 이제 막 새 로운 문명의 밝은 빛을 온 인류 역사에 비추기 시작하였습니다. 새봄이 온 세계에 돌아 와 만물의 소생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혹심한 추위가 사람의 숨통을 막아 꼼짝 못하게 한 것이 저 지난 한 때의 형세라면 화 창한 봄바람과 따뜻한 햇볕에 원기와 혈맥을 떨쳐 펴는 것은 이때의 형세이니, 천지의 돌아온 운수에 접하고 세계의 새로 바뀐 조류를 탄 우리는 아무 주저할 것도 없으며 아 무 거리낄 것도 없습니다. 우리가 본래부터 지녀 온 권리를 지키고 온전히 하여 생명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