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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 또다시 ‘빨갱이’로 몰릴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다. 1960년 4·19혁명 직후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유해를 발굴하려는 유족들의 시도가 있었다. 하지만, 1961년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정권은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유족회 회장과 간부들을 군사 법정에 세우고, 용공 분자로 몰아 사형 등 중형을 선고했다. 그래서 유족들은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침묵이 이어지며 민간인 학살 피해자들의 시 신은 계속 차가운 땅속에 있게 됐고, 진실도 함께 묻혀 있다. 한국전쟁이 끝난 지 올해로 70년이 됐고, 학살의 비극을 증언해줄 유족들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이들이 모두 세상 을 떠나기 전에 기록해야 한다며 19년째 학살의 진실을 추적해 온 이가 있다. 바로 구자 환 감독이다. 지난 1월 17일 그를 만났다. 민간인 학살의 진실 파헤친 영화 ‘레드 툼’, ‘해원’, ‘태안’ 진실 알려줘 이제야 한 풀렸다는 유족들 지난해 10월 민간인 학살을 다룬 그의 세 번째 영화인 ‘태안’이 개봉했다. 영화는 한국 전쟁 70주년이던 지난 2020년을 앞두고 마무리됐지만, 2년이 지나서야 뒤늦게 개봉했다. 전국을 돌며 순회 상영회를 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지만, 많은 이들이 영화를 보진 못했 다. ▲영화를 촬영하고 있는 구자환 감독 ⓒ구자환 감독 제공 “보통 독립영화는 개봉 전 최소 1년 정도 홍보 기간이 필요해요. 상업 영화는 홍보 예 산이 따로 있지만, 독립영화는 그럴 수 없어 영화제 출품 등 준비를 거쳐 개봉해야 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