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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중에서 남긴 글 5개월 동안 뤼순감옥에서 자서전 「안응칠역사」와 한국독립을 위해 나아갈 길을 제시한 「동양평화론」을 집필한다. 위대한 평화주의자와 동양평화론 안중근 의사는 동양이 평화로울 수 있는 방법을 담은 '동양평화론'이라는 글을 남겼다. '동양평화론'은 전부 다섯 장으로 나뉘어 있는데, 그 중 머리말과 제1장에 해당하는 전감(前鑑)의 일부분만을 썼을 뿐이고 그 나머지는 완성하지 못했다. 안중근 의사는 '동양평화론'을 쓰기 시작한 지 10여 일만에 사형을 당했기 때문에 글을 완성하지는 못 했지만, 그가 쓰려 했던 내용을 통역을 맡았던 일본인 소노키(園木)에게 알려주어 그 기록이 남아 있어서 안중근 의사가 미쳐 쓰지 못한 부분의 내용을 조금이라도 알 수 있게 되어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다. 안중근 의사가 소노키에게 밝힌 내용은 대강 다음과 같다. 러시아가 동양의 중심지이며 항구도시인 여순을 중국에게서 빼앗고, 이것을 다시 일본이 빼앗고 또 언젠가는 중국이 도로 찾으려 할 것이니. 여순은 동양 각국의 다툼거리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차라리 여순을 중립 지대로 만들고, 아시아 각국에서 정부 대표를 보내 아시아의 평화를 위한 위원회를 만들어, 다툼을 미리 막고 장래의 발전을 꾀해야 한다. 그리고 여러 나라가 돈을 내어 은행을 만들고 그 돈을 어려운 나라를 돕기 위한 공동개발 자금으로 써야 한다. 또 이 위원회가 동쪽 끝에 있는 점을 생각해 로마 교황청도 이 곳에 대표를 보내야 한다. 로마 교황청이 참가함으로써 유럽의 여러 나라가 일일이 참가하지 않아도 이 위원회가 국제적 승인을 받고 영향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오늘날 유럽공동체, 아시아태평양 경제 협력 각료회의 등이 생겨 국제적인 협력을 꾀하고 있는데 안중근 의사는 이미 100여 년 전에 이런 앞선 생각을 했던 것이다. 우리는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론’을 통해 안중근 의사가 한낱 군인에 불과한 사람이 아니라, 대정치가요 사상가였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