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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5 성산면 손을 잡고 혼자 달릴 수밖에 없는 설움으로 눈물도 말라버려 울 수가 없었습니다. 이제 그날 그 자리에 간밤 뉘 혼백 다녀갔는지 숨비기나무 잎에 내린 밤이슬이 눈물처럼 고였습니다. 고인 눈물이 아침 햇살에 반짝입니다. 반짝이는 모습이 조 금도 낯설지 않습니다. 낯설지 않은 모습으로 우리도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꺼이 꺼이 울던 갈매기도 하얗고 하얗게 날아오르고 거칠던 물살도 모로 누어 출렁이 는 오늘, 당신이 가신지 예순두 해, 그 동안 변변한 표석하나 새겨놓지 못한 부끄 러움이 크던 우리가, 그나마 지난 2006년부터 한해 한번 가느다란 향 줄기 지펴 올리는 일이 고작이던 우리가, 그때 가신 모든 이들을 위해 이제 비로소 조그만 제단을 여기 마련했습니다. 지금, 그때 함께 가신 모든 이들의 모습이 이 제단에 향처럼 피어오릅니다. 힘겹던 세월의 주름살도 향과 함께 이 제단위로 지워집니 다. 미움도 원한도 모두 모두 사라집니다. 저 바다 해녀의 숨비질 소리마저 당신의 혼령인양 다가옵니다. 사랑으로 헤엄쳐 옵니다. 용서하는 마음으로 일어섭니다. 상생의 소리로 합창합니다. 찬란한 햇살처럼, 가을 하늘의 구름처럼, 이 제단 앞 반짝이는 모래알처럼… 부디 영면하옵소서. 2010년 11월 5일 성산읍4·3희생자 위령비 건립추진위원회 위원장 강중훈 성산읍4·3희생자 유족회장 한광금 위 원 정중성 강계현 정순호 홍웅재 오성익 정봉우 운영위원 강대수(고문) 강승진 고승권 김동진 김성옥 김영복 김정길 송대성 신 영보 오길수 오문현 오영부 오원희 오종구 정덕삼 정춘웅 한봉서 홍 승삼 홍부삼 題字 昔山 姜昌和 製作 任春培 敎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