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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2 제주4·3유적 Ⅰ _ 제주시편 대한청년단원이 돼야만 하는 시절이었습니다. 우리 앞에 끌려왔을 때 그녀는 이미 초 주검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그녀를 홀딱 벗긴 후 ‘여자니까 대한청년단 여자대 원들이 나서서 철창으로 찌르라’고 명령했습니다. 우린 기겁을 했지요. 누가 나서서 찌 를 수 있다는 말입니까. 그러나 ‘찌르지 않으면 너희들이 대신 죽을 것’이라고 협박하는 바람에 단장인 한 여자가 나서서 먼저 찔렀어요. 경찰은 모두들 한 번씩 찌르라고 했습 니다. 눈뜨고 볼 수 없을 지경이었어요. 난 본래 눈물이 많았지만 울면 책잡힐까 봐 억 지로 참았어요. 그러나 집에 돌아온 후 토하고 난리가 났어요. 또한 그 일로 한동안 몹 시 앓았습니다. 친구들에게 물어 보니 모두들 나처럼 앓았다고 하더군요. 그런 일을 겪 었으니 앓는 것이 당연하지요. 내가 죽어서야 잊혀질 일입이다. 그런데 경찰들은 그녀 에게 몹쓸 짓을 하려고 그렇게 한 것입니다. 그래서 한 친구는 ‘몸을 줬으면 살 수도 있 었을 텐데···’ 라며 안타까와 했습니다.” 1 소승내 서쪽밭 1) 제민일보4·3취재반, 『4·3은 말한다』, 하귀리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