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慰靈碑(위령비)를 세우는 글
제주섬나라에 죄없는 피를 가득 뿌려 놓고 무심한 세월은 반세기를 唯唯諾諾(유유낙낙) 흐르고 있습니다. 허무하게도 가신님들의 목숨은 아직도 아픔을 치유받지 못한채 구천을 떠돌고 있으며 그 억울한 죽음 앞에서 산과 바다도 침묵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념과 이상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순박한 마을 사람들은 죄명도 모른채 끌려가 억울하게 숨진 한이 얼마나 깊었으면 아직도 그 날의 언혼이 마을 하늘을 떠돌고 있겠습니까
지금 애타게 불러본들 그 영령들의 귀에 닿을 리 없으니 속절 없는 일 고귀한 생명들을 앗아간 4.3이 너무 애통하고 분노의 마음이 가득 할 뿐입니다. 그러나 남아있는 우리들의 애절함이야 오랜 세월 쉼없이 꿈틀대며 아쉬움으로 남겠지만 평생 실의에 빠져 살수 많은 없는 것 아닙니까
600여년 전 설촌된 우리 도련마을이 평안한 영겁을 위하여 하나의 매듭이 필요한 시점임을 알았습니다. 죄 지은 자 없는 죄 없는 자들만 땅에 묻힌 이 역사의 아픔을 오래 기억하고 억울하게 쓰러져간 영혼들이 화양한 방황길을 헤매지 않도록 하는 미래를 열고자 이곳 본향당에 가득 품은 연모의 정으로 위령비를 세웁니다.
용서만이 화해를 낳는 사랑기기 때문입니다. 억울하게 돌아가신 일백팔십구위 영렫이시여 그 희생을 기리고 잊지 않기 위해 뵛돌을 세우고 명복을 비옵니다. 2008년 2월 일. 도련1동 동민의 모두의 정성을 모아 세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