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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독립운동가 열전 • 제주 해녀들의 권리를 부르짖은 “부덕량” 65 하다 잡혀 고문 후유증을 이겨내지 못하고 22살에 순국한 고수복(애족장, 2010) 지사도 있다. 이들처럼 독립운동사에서 옥사 한 분 말고 고문으로 순국한 분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변변한 약도 없고 치료 도 받을 수 없던 시절, 고통 속에서 신음하며 죽어갔 을 애국지사들의 비통스런 죽음이 비수처럼 가슴에 꽂힌다. 필자는 2015년 8월 23일, 구좌읍 하도리 425번 지에 있는 부덕량 지사의 무덤을 처음으로 찾아나섰 다. 그날은 날이 흐려 잔뜩 구름 낀 날씨였다. 렌터카 의 길찾개(네비)는 425번지에 도착했다는 안내방송 을 하고 있지만 사방을 둘러봐도 무덤이 있을 만한 곳이 눈에 띄지 않았다. 시내에서 출발할 때만 해도 근처에 가면 ‘애국지사 무덤’이라는 안내판 하나는 있겠지 싶었지만, 막상 현장에 도착해서도 무덤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문주란 자생지라는 토끼섬 맞 은 편 해안가 어딘가에 있을 무덤을 찾기 위해 2차선 좁은 도로에 가까스로 깜빡이를 켜놓고 사방을 샅샅 이 뒤지던 생각이 난다. 해안가 도로에는 오가는 차 량도 드물었을 뿐 아니라 아예 인적이 뜸한 곳이라 물어볼 만한 사람도 없었다. 간신히 ‘문주란 자생지 토끼섬’ 건너편을 대각선 방향으로 더듬거리다가 수 풀 속에서 부덕량 지사의 무덤을 발견했을 때의 감 격스러움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이후 부덕량 지사는 2024년 4월 13일, 국립제주호 국원 독립묘역(6묘역)으로 안장하여 영면에 드셨다. 2022년 1월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뽑혀 이후 제주에 갈 때마다 종종 들렀던 부덕량 지사 무덤은 2024년 4월 13일, 국립제주호국원 독립묘역 (6묘역)으로 안장하여 부덕량 지사는 영면에 드셨 다. 그는 2005년에 가서야 독립운동 사실을 인정받아 건국포장을 추서받았다. 국가보훈부는 제주 해녀항 일운동가인 부덕량, 부춘화, 김옥련 3인의 애국지사 를 2022년 1월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하여 고 인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새겼다. 참고로 부덕량 지사(2005, 건국포장)를 비롯하여 2025년 현재 제주 출신 여성독립운동가들은 모두 10명(남성은 187명)이 서훈을 받았다. 한국외대 일본어과 졸업, 문학박사. 일본 와세다대학 연구원, 한국외대 연수평 가원 교수를 역임했으며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으로 활동 중이다. 지은 책으 로는 『인물로 보는 여성독립운동사』, 『동고동락 부부독립운동가 104쌍 이야 기』, 시와 역사로 읽는 『서간도에 들꽃 피다』(전10권), 『여성독립운동가 300인  인물사전』 등 여성독립운동 관련 저서 20권과 다수의 저서가 있다. 필자 이윤옥 제주도 구좌읍 하도리 425번지에 있던 부덕량 지사 무덤 (2015.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