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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0 제주4·3유적 Ⅰ _ 제주시편 근데 갑자기 총소리가 나면서 보초 서던 사람이 쓰러지는 거야. 난 다시 굴속으로 들어가 안쪽으로 도망갔어. 그러다 천정에서 바람이 들어오는 곳이 있어 돌을 치 우니 밖으로 나올 수 있었지. 그러나 거기도 살 곳은 아니었어. 바로 군인들이 겨 눠 총 자세로 기다리고 있는 거야. 난 무조건 뛰었어. 다행히 총을 맞지 않았어.” 김형조는 그때 밤에는 굴에서 나와 밥을 지어먹기도 했다고 기억했다. 주변에는 움막도 많았고. 굴속에 숨어살던 사람들은 근처 동굴에 있는 올란드물이라고 동 굴 속에 있는 물을 식수로 사용했다고 했다. 그의 증언은 이어진다. “그 동굴 안에 는 열다섯 명 이상 되는 주민이 있었어. 우리가 출구를 찾고 연락을 취하려 해도 굴이 워낙 복잡한 미로굴이어서 연락을 할 수가 없었지. 다른 사람들은 나중에 현 장에서 총살되거나 군부대로 압송됐어.” 그는 그곳에서 빠져나와 백화동의 골연 못으로 갔다. 그는 그곳에 있는 어떤 묘지의 산담에 앉아 벤벵듸 쪽을 보니 총소 리와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가득했다고 했다. 당시 군인들에게 벤벵듸를 안내한 사람은 안모였다. 안모는 전날 목시물굴에서 잡혀 군인들에게 고문을 받았다. 군 인들은 그를 길라잡이로 이용한 후 벤벵듸 근처에서 죽여버렸다. 이날 이곳에서 학살된 사람은 선흘의 강일생(55, 남) 등 14명이다. 이중에는 선흘 주민 10명 이 외에도 조천 1명, 함덕 1명, 와산 2명이 있었다. 벤벵듸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