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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전교조 합법화 투쟁 당시 서강고는 광주의 어느 학교보다 시끄러웠다. 3명의 교사가 해직됐고, 학생들은 교장실을 점거한 채 ‘교육 민주화’를 외쳤다.
당시 학생들은 1990년 2월10일 졸업식 날 학생 인권과 전교조 합법화를 기원하는 내용의 참교육비를 서강고에 세웠다. 1990년 학생들이 졸업기념품비를 모아 참교육 비를 만들고 졸업식 날 새벽 학교에 세웠다.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사건이 발생했다. 전경 기동대가 포크레인을 동원해 강제로 비를 파가 버렸다. 그 이후 참교육비는 행방이 묘연했다.
그 비석이 세상에 다시 나타난 것은 3년 후였다. 광주·전남 환경운동연합이 광주박물관 근처 공터에서 폐식용유를 이용한 비누 만들기 행사를 진행했다. 물과 기름에 땅바닥의 흙이 씻겨 내려가면서 비석의 일부가 땅에 노출됐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들이 ‘참교육’이란 비문을 보고 전교조 광주지부 사무실에 신고해 비석은 3년의 어둠 속에서 다시 세상으로 나왔다.
당시 서강고 분회장으로 활동하다 해직됐던 정희곤 교사는 “그 공터는 2002·2003 전경부대가 땅을 임차로 빌려 훈련장으로 사용하던 곳인데 당시에는 이미 다른 곳으로 옮겨 가 공터로 남아 있었다”며 “전경부대가 서강고에서 참교육비를 강제로 옮겨와 그곳에 파묻어 버린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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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세상에 나왔지만 참교육 비의 운명은 여전히 편치 않았다. 서강고와 재단 측이 참교육비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 결국 전남대 총학생회와의 상의 끝에 비석을 사범대 2호관 앞에 세워 임시 보관하기로 했는데 그 세월이 어느덧 15년이다. 서강고 동문들은 지난 2005년에도 학교에 참교육비를 옮겨줄 것을 요구한 적이 있다. 그러나 돌아온 답은 학교의 완강한 거절이었고, 더 이상은 늦출 수 없다는 판단 아래 당시 학교를 다녔던 동문들이 지금 다시 모였다.
졸업생 김형환 씨는 “스승의 날 모교를 방문할 때마다 학교에 요구를 했고, 일부 선생님들도 재단 측에 참교육 비를 옮겨오자는 제안을 했다”며 “학교와 재단 측이 계속 거절하고 있지만 이번에는 전교조와 연대해 지역사회에 공론화 시키는 방식으로 반드시 추방당한 비의 제자리를 찾아주겠다”고 밝혔다.
출처 : 드림투데이 2008.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