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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엄씨대종회보 42호 27 단종과 엄흥도, 이야기로 되살아나다 군기공파 장사랑공계 27세손 엄 흥 용(영월문화원장) 비운의 임금 단종 아직도 영월에는 단종과 엄흥도 충신의 발자취와 숨결이 정사, 야사, 설화 구분 없이 곳곳에 살아 숨 쉬고 있다. 애끓는 사연을 앉고 단종은 잠들었다. 그리고 3족을 멸한다는 위협 속에 동강에 버려진 17세 어린 단종의 시신을 영월 엄씨들의 선산인 동을지산에 몰래 장사지낸 충신 엄흥도의 이야기도 수백 년이 흐른 지금까 지 뭇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오고 있다. 애절한 역사의 주인공인 단종은 1441년(세종 23) 7월 23일 경복궁 자선당에서 문종과 현덕왕후 권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의 이름은 홍위(弘暐)로 어머니는 출산 하루 만에 산후병(産後病)으로 세상을 떠났다. 1448년에 왕세손에 책봉되었고, 2년 뒤 문종이 즉위하자 왕세자로 책봉되었다. 1452년 문종 이 39세로 승하하자 단종은 12세의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랐다. 재위 3년 뒤인 1455년 숙부 인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상왕으로 물러났고, 그 후, 노산군으로 강봉되어 영월 청령 포로 유배되었다. 단종만큼 비극적인 삶과 죽음을 맞이한 왕이 있을까. 부부의 운명이 크게 다 르지 않았던 만큼 정순왕후도 비참한 삶을 살았다. 서인으로 강등된 정순왕후는 정업원(淨業 院)이라는 초막에 살면서 영월이 바라보이는 동망봉에 올라 밤낮으로 단종의 안위를 빌었다. 서울시 종로구 숭인동 정업원 인근에는 정순왕후가 생계를 위해 천에 자주색 물감을 들였 다는 '자주골'과 '자주동천'이라는 샘이 아직 남아 그때의 이야기를 전해준다. 노산군으로 강 등된 단종은 절해고도인 영월 청령포에서 비참한 유배 생활을 했다. 그는 늘 청령포 육육봉 언덕에 올라 한양에 있는 부인을 그리워하였다. 그는 청령포 언덕 위에 여린 손으로 돌을 주 워 ‘망향탑’을 쌓기도 했다. 1457년(세조 2년)에 큰 홍수로 적소인 청령포가 물에 잠기게 되 기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