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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한 넋을 바치다
한국전쟁 전.후로 영문도 모른 채 끌려가 억울하게 희생당하신 산청지역 영령들이시여,
편히 영면 하옵소서.
해방 이후 이념과 대립으로 한국전쟁이 몰고 온 모진 광풍에 휘말려 국민보도연생사건, 민간인 희생사건, 빨치산 토벌사건으로 일 천 여명에 이르는 무고한 양민민들이 국가의 잘못된 공권력에 의해 희생되는 만행이 저질러졌습니다.
살아남은 유족들은 국가의 총뿌리 앞에서 말 한마디 못하고 70여년을 고통과 신음 속에서 숨죽이고 살아왔습니다.
정부는 제1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절이기본법을 2005년 출범하여 억울하게 돌아가신 산천지역 민간인 희생사건 중 일부나마 학살의 진실이 밝혀져 정부로부터 조사결정문을 통해 국가 공권력으로 인해 억울하게 고통받은 유족들의 상처를 하루 빨리 치유하고 명예회복을 위한 노력을 해야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힘입어 산청지역 국민보도연맹 유족들은 2006년부터 유족회를 결성하여 국민보도연맹사건과 민간인이 많이 희생된 산청군 생초면 학살지 본통고개 부근에서 첫 위령제를 봉행하였습니다.
유족들의 끈질긴 노력으로 2008년부터 산청군의 장소제공으로 생초면 사무소 대회의실에서 매년 위령제를 봉행하여 왔습니다. 한국전쟁 전후 원통하게 희생당하신 신청지역 영령들이시여, 삼가 옷 깃을 여미고 복받쳐 오르는 오열을 삼키며 그 억울산 희생을 추모하면서 기리고 잊지 않기 위해 우리의 작은 정성을 한 데 모아 수례하고 전망좋은 이 곳에 빗돌을 세우고 제단을 마련하였습니다. 이제 그 가슴에 맺힌 한을 내려놓으시고 편히 영면하옵소서.
이 땅에 이런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것이 우리의 소망입니다. 이 곳에 위령공원을 조성하여 진실을 기억하며 평화와 인권의 소중한 가치를 다짐하는 교육의 장으로 거듭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