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page
388 제주4·3유적 Ⅱ_ 서귀포시편 ④ 제주 4·3 안덕면 희생자 위령비 건수기 <후면> 아! 님들이 가신지도 어언 60여성상, 지금에 와서야 위령비를 세우고 님들의 넋 을 위로하게 되어 송구스럽기 그지없습니다. 회고하건데 1945년 우리들은 일제의 지긋지긋한 압제에서 벗어나 오로지 신 생 대한민국의 건설에 온갖 꿈과 희망을 걸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광복의 감격과 환희도 잠시, 건국과정의 혼란 속에 우리는 너무나도 엄청난 희생을 치러야했습 니다. 이른바 ‘4·3’ 이었습니다. 공산주의의 ‘공’자도 모르는 양민들이 흑백의 구 분도 없이 무고하게 최후를 맞아야만 했습니다. 그동안 우리들은 사건의 진상규명이나 명예회복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깊은 상 처와 슬픔을 안은 채 무려 반세기를 지나왔습니다. 마음으로는 원혼을 달래며 영 생복락을 빌고 또 빌었습니다만, 시대적 환경과 여건이 우리를 침묵 속에 세월이 흐르기만을 기다리게 하였습니다. 하지만 하늘은 결코 무심하지 않았습니다. 많 은 뜻있는 인사들과 피해가족들의 눈물겨운 노력 끝에 2000년 1월 12일에는 제 주 4·3사건 진상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 특별법이 제정 공포되었으며 2003년 10월 31일 마침내 노무현 대통령의 공식 사과를 받아내기에 이르렀습니다. 인간의 생명만큼 고귀하고 소중한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더욱이 순진한 백성 으로 살아오다 죽음을 당한님들의 억울함을 어떻게 해원할 수 있겠습니까. 천 송 이 만 송이 꽃을 올린들 어찌 위무가 되겠습니까. 아 영령들이시여! 이제 모든 원한을 풀어도 좋을 때가 되었습니다. 일국의 최고 통치자가 님들께 고개를 숙이고 명복을 기원했으니 이것으로 위안을 받으시고 용서하여 주십시오. 비록 저 멀리 구천에서 일지라도 우리들의 심정을 헤아리시어 화합과 상생의 관 용을 베풀어 주시길 바라옵니다. 남아 있는 우리 유족후손들은 다시금 이 땅에 피비린내 나는 참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열성을 다해 인권을 지키며 조국의 자유와 평화 그리고 확고한 민주국가 를 실현하는데 매진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