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5page


355page

칼노래 때로구나, 때로구나, 다시 오지 못할 그 때로구나. 만세(萬世)에나 한번 나올 법한 그런 장부가 후천오만년(後天五萬年)을 열어갈 바로 그 때로구나. (이 때를 맞아) 용천검(龍泉劍) 잘 드는 칼을 아니 쓰고 무엇 하리 훨훨 춤을 출 긴 소매 펄럭이는 옷 떨쳐입고 이칼 저칼 넌짓 들어 넓고 넓은 우주, 그 한 가운데에 일신(身)으로 비껴서서 칼노래 한 곡조를 "때로구나, 때로구나." 하고 불러내니 용천검 날랜 칼은 일원(日月)을 희롱하듯 천천히 춤사위를 펼쳐가는 긴 소매의 옷, 온 우주를 뒤덮는 듯 만고(萬古)에 그 이름 남겼던 장군(軍)들은 지금 어디에 있다. 이 당당한 장부(丈夫) 앞에 맞설 사람 그 누구인가. 좋을시고, 좋을시고, 나의 이 신명(화命) 좋을시고 ▣ 검결을 의역한 칼노래는 윤석산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