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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궁 터에는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이용한 시설들도 많이 있었는데, 현재는 서암과 영렬천만이 그 흔적을 말해준다. 서암은 태령전 뒤에 있는 기이한 모양의 바위이다. 바위샘이라는 뜻을 갖는 ‘암천(巖泉)’으로 불리는 샘이 그 속에 있어 예로부터 경희궁의 명물이었다. 이 바위는 임금님 바위라는 뜻의 ‘왕암(王巖)’으로 불렸는데, 그 이름으로 인하여 광해군이 이 곳에 경희궁을 지었다는 속설도 있다. 1708년(숙종 34)에 이름을 상서로운 바위라는 뜻의 ‘서암(瑞巖)’으로 고치고, 숙종이 직접 ‘서암’ 두 글자를 크게 써서 새겨 두게 하였다. 그러나 현재 서암을 새겨두었던 사방석은 전해지지 않고, 다만 바위에 깎아 놓은 물길이 옛 자취를 전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