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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한 세상을 아프게 겪다 1986년 5월 끝내 화합할 수 없었던 세상에 등돌리고 한강에 몸 던져 눈물과 부끄러움마저 거두어 숨어버린 떠남이 아름다운 사람
반성하지 않는 삶. 아파하면서 살아갈 용기 없는 삶. 이땅의 없는 자 억눌린 자의 부당한 빼앗김을 방관하는 삶. 덧보태어 함께 빼앗는 삶. 부끄럽게 죽을 것.
함께 절망하고 함께 괴로워하다 홀로 빠져버린다고 자살로 도피해버린다고 욕하라. 욕하고 잊으라. 눈 앞이 아득해오는 밤. 서성이다 서성이다 스물 둘에 떠난 친구여.
더 이상 늙지도 바래지도 않는 그 푸른 젊음과 순수 그 단단한 아픔의 응어리에 남은 벗들의 기억을 새긴다.
1996년 5월 국어국문학과 동료 선후배들이 세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