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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 제주4·3유적 Ⅱ _ 서귀포시편 각에 마을 근처의 밀림이나 궤에 숨어 생활했다. 그러다 대다수의 주민들은 토벌 대의 토벌작전에 걸려 학살됐고, 그 후 마을은 복구되지 못한 채 잃어버린 마을로 남아 있게 됐다. 영남동에서 일가족을 잃은 김종원(2003년 69세, 남)이 당시를 기억했다. “소개를 내려가지 못하고 처음에는 마을 근처에 숨어 지냈습니다. 이 난리가 얼마 오 래 가지 않으리라고 생각을 한 것이지요. 처음은 호근리 마을공동목장 근처로 피해 지 내다가 ‘소님궤’니 뭐니 하는 곳에 숨어 보기도 하고, 그러다가 쌀오름 근처까지 피신하 기도 했습니다. 우린 쌀오름 근처에 숨어 지내다가 토벌대에게 발견되었어요. 토벌대 는 무차별적으로 총을 쏘았어요. 여러 사람이 죽고 제 누님은 나무 밑에 ‘푹’하고 넘어 졌는데 나무 위에 있는 눈이 떨어져 덮는 바람에 살아났어요. 누님은 그 눈 속에서 토 벌대가 하는 말소리를 다 들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누님은 그렇게 숨어지내다가 배가 고파 보리 이삭을 잘라 굶주림을 채우려고 내려왔어요. 그때 누님은 토벌대에게 발각 돼 죽었습니다. 또… 친족들이 숨어 살았던 동굴은 사람이 드나들기 힘든 장소였어요. 토벌대가 총을 쏘아도 아무도 나오지 않자 나무에 불을 붙여 연기로 실신시킨 뒤 한 사 람씩 끌어내 모두 총살해 버렸습니다. 그 겨울 몇 달 동안 일가족 15명이 다 토벌대의 영남동 마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