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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 유영렬 안중근의사기념관 관장 21 유 관장의 설명에 따르면 안중근 의사와 간수 치 바 도시치[千葉十七]를 모셔온 일본 미야기현[宮城 縣] 대림사(大林寺)와 치바 도시치 생가가 있는 청운 사(靑雲寺)에서는 매년 9월에 한국인과 일본인들이 모인 가운데 안중근의사 추모법회를 열고 있다고 한 다. 또한 일본 고치현(高知縣)은 당시 뤼순의 고등법 원장, 검사, 국선변호인, 간수, 기자 등 안중근 의사 와 접촉했던 인물들을 가장 많이 배출한 지역인데, 현재 고지현의 인사들은 안중근 의사 추모비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이 때문일까? 안중근의사숭모회에서는 올해 3월 26일 기념관에서 열린 안중근 의사 순국 115주기 추 모식에서 일본 구리하라시[栗原市]에 있는 대림사 사 이토 마코 주지에게 ‘안중근 동양평화상’을 시상하 였다. 아무쪼록 양심적 일본인들과 안중근의사기념 관과 숭모회, 나아가 더 많은 일본인들과 한국인들 이 진정한 동양평화, 나아가 세계평화를 위해 우호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를 희망해 본다. 안중근 의사 관련 연구·교육 중요 안중근의사기념관 활동과 관련하여 안 의사 연구· 교육, 나아가 독립운동사 관련 연구나 교육과 어떻 게 연계하고 강화, 발전시킬 수 있을지 그 방안을 물 어보았다. “오늘날 일제강점기와 독립운동사에 대한 연구와 교육이 소홀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 이유 로는 해방 이후 일제강점기와 독립운동사에 대한 자 료 발굴과 연구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져, 그 성과를 넘어설 연구가 쉽지 않은 점을 들 수 있습니다. 그리 고 근래 남북분단과 6 · 25전쟁 그리고 한국의 경제성 장 등 한국현대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그 분야 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면도 있다고 봐요. 그러나 험난했던 과거를 잊지 않고 귀감으로 삼아야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일제강점기와 독립운동사에 대한 연구와 교육은 더욱 강화되어야 할 것입니다.” 한국사 연구 현황을 정확히 꿰뚫은 답변이라 생각 되었다. 그러나 학교교육도 중요하지만 학생과 일 반인들이 안중근의사기념관 등 독립운동자들의 기 념관을 방문하여, 자연스럽게 민족의식을 가지게 하 고, 독립운동자들의 헌신으로 오늘의 한국이 있게 되었음을 알게 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현재 안중근의사기념관에서는 매년 각계각층의 인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안중근아카데미’와 교사들 을 대상으로 하는 ‘교원직무연수’, 그리고 전국 대학 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안중근 대학생홍보대사’ 활 동을 통해, 안중근 의사의 애국정신과 평화사상을 선양하고 있다고 했다. 아직 바람은 차가웠지만, 남산 곳곳에 노란 개나 리가 이제 막 꽃을 피우기 시작하고 있었다. 여유있 는 모습으로 노익장을 과시하는 유영렬 안중근의사 기념관 관장을 만난 후 다시 천천히 둘러본 기념관 전시 내용은 확실히 과거와는 전혀 다른 느낌을 주 었다. 여러 가지 복잡한 국내외 사정으로 현재 대한 민국의 진로는 참으로 답답하고 불투명한 상황인 듯 하다. 그러나 ‘대한국인 안중근 의사’의 담대한 포부 와 불굴의 용기, ‘동양평화’를 위한 강한 희생정신과 의기(義氣)로 험난한 앞날을 순조롭게 헤쳐나갈 수 있기를 기원하며 기념관이 있는 남산의 언덕에서 내 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