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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84인 학살 사건’은 일제 패망 직후 벌어진 섬의 치안 공백 상태에서 의사 석사학과 오순재·송희갑으로 대표되는 간호주임들이 세력 다툼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벌어진 ‘불상사’로 정리돼왔다.
국립소록도병원이 지난 1996년에 펴낸 '소록도 80년사'는 “병원의 운영권을 빼앗긴 석사학은 병사에 내려와 환자들을 배경으로 주도권을 되찾아볼 욕심으로 ‘오순재 일파가 창고에 있는 식량·생필품을 빼돌리고 있다’는 거짓 정보를 말했다”고 적고 있다. 흥분한 환자들이 직원 지대로 몰려들었고, 신변의 위협을 느낀 직원들이 뭍에서 치안대를 몰고 왔다는 것이다.
이청준 소설 '당신들의 천국'의 주인공 조창원 원장은 “그것은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가가 한센인들에게 책임을 돌려 진실을 외면했다”고 말했다.
잘못된 범죄에 대한 처벌이 이뤄지지 못하는 사이, 한센인은 집단 광기의 피해자로 전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