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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3 심문실의 고백
#1 연행의 길 1943년 일제강점기 말엽, 신사참배(일본 천황을 향한 숭배)를 거부한다는 이유로 박봉진 목사에게 야간 출두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굳게 닫힌 문을 두드리는 순사들의 소리에, 그는 짧게 기도한 뒤 낡은 성경책을 품에 안고 길을 나섰습니다. 위압적인 두 순사를 따라 철원경찰서로 향하는 길, 목숨을 잃을지도 모르는 억압의 장소로 걷고 있었지만 그의 마음은 이미 흔들림 없는 예배의 자리에 서 있었습니다.
#2 폭풍전야 경찰서 복도의 차가운 벤치에 홀로 앉아 심문을 기다렸습니다. 이윽고 무거운 철문이 반쯤 열리고, 심문실 안쪽에서 눈이 부시도록 하얀 작업등 불빛이 뿜어져 나왔습니다. 일본 경찰의 거친 분노와 가슴속 깊이 자리한 하나님의 평강 사이, 문턱 한 발의 간격을 두고 그는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방 안으로 묵묵히 발을 내디뎠습니다.
#3 고백 심문실의 매서운 조명 아래, 일제는 억압과 고문으로 천황 숭배를 강요했습니다. 공기의 무게마저 위협처럼 내려앉은 방 안에서, 박봉진 목사는 어떤 변명이나 타협도 없이 유일신 신앙을 단호히 선포했습니다. 총칼의 무력 앞에서도 꺾이지 않은 이 단 한 문장의 고백은 어둠의 논리를 철저히 무력하게 만든 진정한 예배의 완성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