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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대학교 6.25참전 호국영웅 명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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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께 보내는 편지 중 어머니, 나는 사람을 죽였습니다. 그것도 돌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10여 명은 될것입니다. 저는 2명의 특공대원과 함께 수류탄이라는 무서운 폭발 무기를 던져 일순간에 죽이고 말았습니다. 수류탄의 폭음은 저의 고막을 찢어놓고 말았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제 귓속은 무서운 굉음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괴뢰군의 다리가 떨어져 나가고, 팔이 떨어져 나갔습니다. 너무나 가혹한 죽음이었습니다. 아무리 적이지만 그들도 사람이라고 생각하니 더욱이 같은 언어와 같은 피를 나눈 동족이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하고 무겁습니다. 어머니, 어서 전쟁이 끝나고 어머니이! 하고 부르며 어머니 품에 털썩 안기고 싶습니다. 놈들이 다시 다가온는 것 같습니다. 또 쓰겠습니다. 어머니. 안녕! 아! 안녕이 아닙이다. 다시 쓸테니까요 그럼 이따가 또. 1950년 8월 10일 아들 이우근 이 글을 쓴 서울동성중 3학년 이우근 학도병은 이튿날 포항여중 전투에서 전사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