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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3 후기 후기 책임연구원 김창후 (전 제주4·3연구소장) 막상 『제주4·3유적 Ⅰ,Ⅱ』(개정증보판)가 발간돼 세상에 나온다니 그간 힘들었 던 기억은 모두 사리지고 여러 잡다한 일들만 떠올라 미소가 절로 어립니다. 그건 어찌 보면 30년 넘는 세월을 4·3유적과 같이 했던 아픔과 고마움, 그리고 아쉬움 때문이겠지요. 돌아보면, 이 책 발간은 1987년 6월항쟁 당시부터 시작됐던 것 같습니다. 우리 가 처음 4·3현장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었던 건 그 이후였으니까요. 처음에는 4·3 을 이야기해주는 자료들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물론 4·3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속 시원하게 들려줄 구술자도 없었고요. 그저 현장에 나가 오름을 탐방하며 갓 알 려지기 시작한 일제강점기 군사유적을 둘러보거나, 간혹 짧은 증언으로 파악한 4·3유적 몇 군데를 살펴보는 게 고작이었습니다. 그런데 30여년 세월이 흐른 지 금, 하나 둘 우리가 방문했던 4·3유적들이 이렇게 한데 묶여 방대한 단행본으로 나오게 된 것입니다. 우리가 이 책을 발간하며 조사했던 제주도의 자연마을 수만 도 163곳에 이릅니다. 파악된 유적은 828곳이나 되고요. 또한 이 책 두 권 분량이 2,000쪽을 넘어서니 이 모두가 애초 생각도 못했던 엄청난 결과입니다. 2003년으로 기억합니다. 4·3연구소의 <4·3유적 조사·연구팀>이 공식적으로 제 주도 전역을 대상으로 4·3유적 조사를 시작한 것이 말입니다. 당시 이 1차 조사 는 다음 해인 2004년까지 이어지며 제주도의 122개 마을을 조사해 4·3유적 597 개소를 확인하고 보고서 『제주4·3유적 Ⅰ, Ⅱ』(2004)를 발간했습니다. 그러나 당 시에는 아쉬움도 많았습니다. 우선 시간과 예산이 모자라 제주도 전역을 조사할 수 없었습니다. 그 아쉬움을 풀어준 게 이번 2018년~2020년 제주도의 모든 마 을을 대상으로 한 2차 전수조사와 보고서 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