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page

순국 역사기행 ➊ • 서울, 독립운동과 역사의 현장을 가다 ⑳ 103 소련에서 살던 딸 박 비비안나가 1991년 고국을 방문했을 때 가지 고 오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경기중 학생 강상규가 친구와 청 계천변을 걸으면서 나눈 이야기 1940년 10월 21일, 경기중 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강상규 (1920~?)는 같은 반 친구 김재원 과 함께 청계천변을 걸으면서 방 금 본 영화에 대한 감상을 나누고 있었다. 둘은 황금정 4정목(현 을 지로4가)에 있는 황금좌(黃金座, 해방이후 국도극장)에서 동료 학 생들과 영화 ‘민족의 제전’을 단체 관람한 후 걸어서 학교 인근의 하 숙집으로 돌아가는 중이었다. ‘민 족의 제전’은 1936년 베를린올 림 픽 마라톤에서 1위와 3위를 한 손 기정과 남승룡에 대한 이야기도 담긴 영화였다. 강상규는 김재원 에게 “손기정·남승룡 양 선수가 이겨서 너는 유쾌하였는가. 그러 나 나는 슬펐다”고 말했다. 두 선 수가 시상대에 올랐을 때 태극기 대신 일장기가 올라가는 장면을 본 순간 “나라 없는 비애를 통절 ➊ ➊  1920년대 대표적 사회 주의 여성독립운동가 주세 죽(가운데) · 허정숙 · 고명자 가 청계천에서 발을 담그며  찍은 사진(1925.8, 박비비 안나 제공)  ➋ 강상규(당시 경기중학 생)의 서대문형무소 수감시  사진(1941.7.12, 국사편찬 위원회 「일제감시대상 인물 카드」) ➋ ➌ ➌  전태일기념관(이하 현장 사진은 필자 촬영) ➍  전태일기념관에는 전태일이 구상했던 노동존중의 ‘태일피복’ 코너도 있다. 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