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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독립운동과 민주화운동의 역사에 관심이 많은 서울지역 학 부모와 함께 서울 곳곳을 탐방하 고 있다. 이번에는 청계천을 따라 가면서 천 주변에 서려 있는 근현 대 역사 현장을 둘러본 이야기를 소개하려고 한다. 청계천은 박태 원의 중편소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1934)에도 등장하고, 노벨 문학상에 빛나는 한강(韓江)의 소 설 『소년이 온다』(2014)에도 등장 한다. 청계천에는 여러 독립운동 가의 이야기도 서려 있고, 1970 년 11월 13일 자신의 몸을 불살 라 한국사회에서 노동자의 존재 를 알렸던 전태일의 삶과 투쟁도 새겨져 있다. 서울, 독립운동과 역사의 현장을 가다 ⑳ 청계천 일대의 근현대 역사 현장 잘 알지 못했던 여러 독립운동가 이야기 서려 6 · 10만세운동과 대동단 사건 현장 등 다수 주세죽·허정숙·고명자 세 여걸 활동 김규 · 이용규 한성임시정부 계획도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기념관, 전태일다리와 평화시장 현대사 현장 102 2025년 4월 순국 Inside 길 따라 얼 따라 순국 역사기행 ① 글 김학규(동작역사문화연구소 소장) 청계천에서 즐거운 한 때를 보낸 세 여자(주세죽·허정숙·고명자) 한 사진이 전해진다. 일제강점 기인 1925년 8월 어느 날 청계 천의 한 아치형 다리 아래에서 찍은 사진이다. 사진 속 세 여성 은 청계천에 발을 담근 채 즐거 운 한 때를 보내고 있는 한가로 운 모습이지만, 세 여성 모두 단 발의 머리를 하고 있어 과거의 인 습을 거부한다는 단호함이 느껴 지는 신여성이라는 점도 눈에 띈 다. 이들 세 여성은 당시 사회주 의계 여성단체 조선여성동우회 의 주요 활동가였으며, 이후 민 족유일당운동의 결과 민족협동 전선인 신간회(新幹會)가 만들어 질 때는 여성들의 민족협동전선 인 근우회(槿友會)의 주요 멤버로 활동한 주세죽(1901~1953)·허 정숙(1902~1991)·고명자(1904 ~1950?)이다. 이들은 당시 사회주의계 독립 운동의 트로이카로 불리던 박헌 영(1900~1955)·임원근(1899~ 1963)·김단야(1900~1938)의 부 인 또는 연인이라는 점에서도 주 목을 받았다. 최근에는 이들 세 여 성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 『세 여 자』(2017)가 출간되어 화제를 불 러일으키기도 했다. 이 사진은 주 세죽과 박헌영 사이에서 태어나